[이뭣꼬?] 동산양개화상과 어머니의 편지   2018-02-02 (금) 10:53
선원수좌선…   379



동산 양개화상의 편지

 

 

양개가 부모님 곁을 떠나면서부터 지팡이를 짚으며 남방을 돌아다님에 세월은 이미 열 차례나 바뀌었고 갈림길은 어느새 1만 리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자애로운 어머님께서는 마음을 가다듬어 도를 사모하시고 뜻을 거두시어 공에 귀의함으로써 이별의 정을 품지 마시고 문에 기대어 바라보는 일은 행하지 마십시오. 집안의 일들은 다만 인연에 따를 뿐이기에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많아지니 날로 번뇌만 더할 뿐입니다. 옥형은 부지런히 효도를 행하여 모름지기 얼음 속에서 고기를 구할 수 있을 것이며, 아우는 힘을 다하여 받듦에 또한 서리 속에서 죽순을 구하고자 울 것입니다. 대저 사람은 이 세상에 거처함에 자기 몸을 수양하고 효도를 행함으로써 하늘의 마음에 합치 될 것이며, 승려는 불가의 문중에 있으면서 도를 사모하고 선을 참구함으로써 자비로운 덕에 보답할 것입니다. 지금은 곧 1천의 산과 1만의 물줄기가 아득히 두 길을 가로막고 있으니 한 장의 종이에 여덟 줄의 글월로써 아쉬운 대로 한 치 품은 마음을 쓰고자 합니다.

 

명리얻기 바라잖고 선비되기 바라잖고,

빈문에서 노닐고자 세속길을 버렸으니,

이번뇌가 다할때면 근심의불 꺼질게고,

은혜온정 끊어진곳 애증줄기 마를것을.

육근공해 얻는지혜 향기바람 끌어안고,

한생각이 일기도전 지혜힘이 지탱할세,

어머님께 드릴말씀 슬픈눈물 쉬실지니,

죽은듯 생각하시고 없는듯이 여기소서.

 

어머니의 답글

 

나는 너와 더불어 예로부터 인연이 있어오다 비로소 에미와 아들로 맺어짐에 애욕을 취하여 정을 쏟게 되었다. 너를 가지면서부터 부처님과 하늘에 기도를 드려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원하였더니, 임신한 몸에 달이 차자 목숨이 마치 실 끝에 매달린 듯 하였으나 마침내 마음에 바라던 것을 얻게 되어서는 마치 보배처럼 아낌에 똥오줌 그 악취를 싫어하지 않았으며 젖먹일 때도 그 수고로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차츰 성인이 되면서부터 밖으로 보내어 배우고 익히게 함에 간혹 잠깐이라도 때가지나 돌아오지 않으면 곧장 문에 기대어 바라보곤 하였다. 보내 온 글에는 굳이 출가하기를 바라지만 아버님은 돌아가셨고 에미는 늙었음에, 네 형은 인정이 메마르고 아우도 성격이 싸늘하니 내가 어찌 기대어 의지할 수 있겠느냐. 아들은 에미를 팽개칠 뜻이 있으나 에미는 아들을 버릴 마음이 없다. 네가 훌쩍 다른 지방으로 떠나가고부터 아침저녁으로 항상 슬픔의 눈물을 뿌림에 괴롭고도 괴롭구나. 이미 맹세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하였으니 곧 너의 뜻을 따를 것이로다. 나는 네가 왕상이 얼음 위에 누운 것이나 정란이 나무를 새긴 것과 같이 하기를 기대함이 아니라 단지 네가 목련존자 같이 나를 제도하여 고해의 바다에서 벗어나게 하여주고 위로는 불과佛果에 오르기를 바랄 뿐이다. 만일 그렇지 못할 것 같으면 깊이 허물이 있을 것인 즉 모름지기 간절하게 이를 체득하여 알아야 할 것이다.

 


심수만경전 
공덕증장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