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참법문 중 납자들의 질문에 성철스님께서 주신 답입니다>
납 자 : 저는 '이 뭣꼬'를 잡고 있습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이것이 무엇인고?'하면,
이것이 잘못된 데는 없습니까?
큰스님 : 그런데, 내 '이뭣꼬?'를 하는 사람, 참으로 많이 봤는데,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하는 이것이 무엇인고? 보고 듣고 하는
이것이 무엇인고?' 이 말 아이가?
니 이 화두한지 몇 해나 됐노?
납 자 : 3년...
큰스님 : 3년 돼? 어떤 사람은 오래해도 안되는 사람 봤어.
그러니까 '보고 듣고 하는 이것이 무엇인고?' 이렇게 해서, '이것이 무엇
인고, 이것이 무엇인고?' 이러는 것이, 아까 내가 말한 그 처사라는 사람
이 '이 뭣꼬?'를 했어.
'이것이 무엇인고-?' 이렇게 가만-히 생각하고 있으면, '이것이 무엇인고-
?'하고 가만히 들여다보고 앉아 있는 식이 되버렸어, 그만.
이런 식이 되가지고 그만 定에 들어가 버려. 그런 사람 많거든.
이러한 병폐가 따르는 수가 있고, 또 '보고 듣고 하는 이것이 무엇이냐?'
이러면, 보고 듣고 하는데 따라서, 경계에 따라서 이것이 무엇이냐, 이것
이 무엇이냐? 산만해지는 병폐도 붙게 되거든, 알겠어?
그래서 이 병폐, 저 병폐를 없애기 위해, 예전 조사스님들은 어떻게 장 주
장했느냐 하면,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요,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인고?]
이뭣꼬?를 하려면 이런 식으로 하라 했어!
마음도 아니고 물건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란 말이여.
그럼 이것이 무엇인고?
경계를 하나 執해 갖고 들여다 볼 수도 없고, 경계에 따라서 이리 저리
자꾸 따라갈 수도 없고.
그런데, 한 20년 '이뭣꼬?'를 하다가 내버리는 사람 더러 봤어. 자꾸만 '보
고 듣고 하는 이건 무엇인고?.......' 하고 따라다니다 보니까 자꾸 산만해
지고, 그만 안된다 이거라.
보고 듣고 하는 '이것'만 바로 알면 그만이야. 이것을 바로 알면 마음이나
물건이나 부처나 이런 걸 바로 알 수가 있는데 말이여. 방법에 있어서는
자꾸 산만해진단 말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나는 '이뭣꼬?'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뭣꼬?를 아주 내버리지는 마
라' 하는 말은 잘 안하거든. 아까 그 처사처럼 그런 사람한테는 아주 완
전히 내버리라고 하고, 완전히 딴 화두를 가르쳐줬는데, 아직 초학인이
고 하니,
'마음도 아니고 물건도 아니고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해보면, '보고 듣고 하는 이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하는 것과는
좀 달라. 그럼 내 말 알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