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으로 돌아갈 때가 되어
달마 스님이 제자들을 불러 물었다.
"이제 때가 되었다. 너희가 얻은 바를 말해 보아라."
한 제자가 답했다.
"제가 보기에 도란 문자에 매달려서도 안 되며,
문자를 버려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달마 스님이 말했다.
"너는 나의 살가죽만 얻었구나."
다른 제자가 다시 답했다.
"도란 한 번은 볼 수 있으나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달마 스님이 말했다.
"너는 내 살덩이만을 얻었구나."
또 다른 제자도 답했다.
"제가 보기에 터득할 만한 도란 달리 존재하지 않습니다."
달마 스님이 말했다.
"너는 내 뼈를 얻었구나."
마지막으로 혜가 스님이 조용히 일어서더니 묵묵히 절을 올렸다.
그제서야 달마 스님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너야말로 내 골수를 얻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