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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믿지 않는 독자도 ‘간화선(看話禪)’이란 말은 들어봤을 것이다. 한국 불교 고유의 수행법인 간화선은 선방에 들어앉아 머릿속에 화두 하나를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첫번째 화두를 해결하면 그 다음 화두로 넘어간다. 이렇게 하나씩 차례로 화두를 풀다 보면 마침내 철저한 큰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게 간화선 수행법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간화선이 요즘 위기에 처했다. 미얀마 등 남방국가 불교에서 유래한 위파사나 명상법이나 중국 티베트 불교의 명상법이 한국에 들어와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선원에서 수행하는 수좌 스님의 절반가량이 간화선 말고 다른 수행법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님이 아닌 일반 불자는 더욱 심해 간화선 대신 위파사나 등 다른 명상법을 택한 이가 50∼60%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간화선 부흥을 위해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선승들이 한데 뭉쳤다. 전국선원수좌회(대표 의정 스님)가 24일부터 5월2일까지 매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여는 ‘간화선 대법회’가 그것이다. 조계사 앞마당에 3500여 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명성이 높은 선승들을 모셔 간화선 수행법을 배워보자는 취지다.

법문을 할 선승은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24일), 충북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25일), 조계종 원로의원 월탄 스님(26일), 충남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 조실 대원 스님(27일), 경북 봉화 축서사 문수선원장 무여 스님(28일), 충남 예산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29일), 지리산 상무주암 수좌 현기 스님(30일), 조계종 원로의원 도문(5월1일)·고우(〃2일) 스님 등 총 9명이다. 가히 ‘조계종 드림팀’이라고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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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담 스님의 붓글씨 |
평소 대구 동화사에 기거하는 종정 진제 스님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법회를 주관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현기 스님의 경우 1979년부터 34년 동안 지리산 암자에서 홀로 수행하다가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법회에 참여한다.
조계종 관계자는 “간화선을 부흥시키려는 종단 원로들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법회를 계기로 간화선에 대한 스님과 일반 불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회 기간 동안 조계사 옆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선 대규모 전시회가 개최된다. 그동안 그림과 글씨를 공개한 일이 거의 없는 인천 용화선원장 송담 스님이 달마도와 붓글씨 등 104점을 내놓는다. 경봉·구하·전강·향곡 스님 등 전설적 고승들과 청담·서옹·성철 스님 등 역대 조계종 종정들의 글씨와 그림, 2012년 열반한 무형문화재 석정 스님의 불화 등 800여 점이 관람객과 만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