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건강관리의 현주소와 대책 - 퍼온 글   2012-09-19 (수) 15:22
선원수좌복…   7,123



2009년 불교신문 기획기사입니다.
비록 3년 전 기사입니다만 선원수좌복지회의 필요성을
단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취재내용이어서 여기 게재합니다.
 
 
<스님 건강관리 현주소와 대책>  
 
(上) 의료사각지대 놓인 스님들 
 
이달 초 지방 사찰에 거주하는 한 스님이 동국대 일산병원에 종합검진을 신청했다. 50대 초반의 이 스님은 군살 하나 없는 20대 초반 몸매에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하고 있었다. 스님이 갑자기 종합검진을 신청한 것은 도반이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했기 때문이다.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에 혹시 하는 마음에 건강 검진을 신청한 것이다.
 
병이 난 스님은 몇 해 전부터 해당 질병을 통보 받았지만 종단 일을 보느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병을 키웠다. 본사 주지를 지낸 모 스님도 혈당 관리에 신경을 쓰라는 의사의 충고를 사중일 보느라 따르지 못해 그 후 당뇨 관리에 애를 먹었다.
 
주지 등 행정소임을 맡거나 종단에서 일하는 스님들은 일반인처럼 업무 하중이 만만치 않아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많은 스님들이 크고 작은 병 한 두가지 씩을 안고 있다.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을 앓는 스님들도 적지 않다. 경기 지역의 한 사찰 주지 스님은 “사찰 행정을 맡다 보면 하는 일이 거의 사업체와 다름없다”며 “때로는 공무원을 상대해야 하는데 저녁 회식 등도 심심치 않게 잡힌다”고 말했다.
 
문제는 스님들 건강관리가 개인적으로 해결된다는 점이다. 현재 종단 차원에서 스님들 건강을 정기적으로 관리하거나 점검하는 시스템은 없다. 이는 본사도 마찬가지다. 사찰 주지 스님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소임이 없는 선원 수좌나 나이든 스님들은 방치와 다름 없다.
 
지난해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미래사회 연구소가 개최한 노후 복지 세미나에서는 스님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비구스님은 만성질환, 비구니스님은 위장질환을 가장 많이 앓고 있었다. 스님들은 건강하다는 일반 통념과 많이 다른 것이다. 그리고 평소 건강 상태가 보통이 50.4% , 건강하지 못하다가 15%인 반면 건강하다는 26.9%에 불과했다. 질환은 위장질환 23.1%, 만성질환 14.5%, 퇴행성질환 12.8%, 치과질환 12%의 순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에서는 또 스님들 대부분이 종단과 본사가 공동으로 병원 진료비를 부담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78.3%가 있다고 답해 대체로 건강을 챙기는 분위기였지만 병원비에 대해서는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간 부담한 진료비가 100만원 이상이 22.4%로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다. 병원 진료비로 상당한 금액이 지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도 70만원 이상이 33%에 달해 사찰 주지를 맡지 않아 해제비나 도반 사제들이 주는 용돈으로 사는 스님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액수다. 이 돈을 56.6%가 자부담으로 해결해 스님들 건강을 개인이 책임지는 구조를 그대로 드러냈다.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스님들 평균 나이가 49세에 달할 정도로 높다는 점이다. 성인병이 발병하는 40대를 훌쩍 넘긴 나이다. 더군다나 스님들 출가 평균 나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질병에 노출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미 가입자가 30%에 달할 정도로 스님들은 건강보호막으로부터 소외돼 있었다. 특히 사미니는 59.5%만이 가입해 거의 절반이 빠져 있었다.
 
이는 출가 초기 스님들이 세속과 단절되면서 여러 사회적 제도로부터 일시적으로 제외된 것을 보인다. 종단과 본사가 건강보험제도 등은 그대로 연결시켜 주도록 조직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데 신경을 기울이지 못한 것이다.
 
선원 수좌 스님들은 잦은 이동으로 인해 혜택에서 제외됐다.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지난해 총무원 실무자를 찾아 해결책을 부탁할 정도로 현재 많은 스님들이 연락 문제로 인해 기본적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스님들에게 20%할인 등 많은 혜택을 주는 동국대 일산병원은 거리 문제 때문에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스님들은 기다리지 않아도 바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잘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교신문 2509호/ 3월18일자]
 
 
(下) 스님 건강지원 시스템  
 
한 젊은 비구니 스님이 말기암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 스님은 강원을 마치고 동국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공부 중에도 도심 포교당에서 어린이 법회를 맡아 많은 성과를 올렸다. 중앙종무기관에서 소임도 살았다. 40대 초반의 이 스님은 공부와 포교에 열중하면서 정작 자신을 돌보는데는 소홀했다. 얼마 전 말기암 판정을 받아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스님을 돌볼 간병인이 없는데다 돌아갈 사찰도 마땅치 않은 것이다. 출가 본사와 몇 년간 법회를 맡았던 도심 사찰 모두 규모가 크고 재정이 넉넉하지만 말기암 환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무도 돌보는 이 없는 비구니 스님 곁을 지키는 사람은 비구 수좌다. 동안거 결제를 마치고 병원에 입원한 도반스님 병문안을 왔다가 딱한 사정을 목격하고 모른 체 할 수가 없어 간병인을 자처한 것이다. 이 수좌스님은 환자가 병 치료를 하며 거처할 사찰과 대체 의학센터를 찾고 있다. 스님은 “아직 희망을 버릴 때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대체 의학의 끈이라도 잡을까 한다. 설령 고치지 못한다 해도 수행자 답게 마지막 까지 정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수행자가 병에 걸리면 마땅히 갈 곳도, 돌 볼 사람도 없는 것이 조계종단 수행자들이 처한 현실이다. 종단도 교구 본사도 사찰도 모두 손을 놓고 있다. 그나마 기댈 곳은 도반 밖에 없다.
 
종단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월주스님 총무원 당시 민간보험을 통한 지원 제도를 추진하다가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중앙종회에서 승려노후복지 관련 특위가 결성돼 ‘승려노후복지법’ 제정안이 종회에 상정돼 있다. 본사 역시 스님들 의료 문제는 손놓고 있다.
 
스님들 중에서도 출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스님과 이곳 저곳을 다니는 선원 스님들이 특히 정기적 검진을 받지 못해 더 위험하다.
 
스님들 의료지원체계 구축은 많은 비용이 들지도, 크게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의료 지원을 필요로 하는 스님은 출가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스님과 소임이 없어 수입이 없는 스님들이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건강보험을 기본 축으로 추가 비용에 대해서만 부담하면 된다.
 
김재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팀) 과장은 지난해 승려의료 관련 세미나에서 “내원당일 진료비 내역이 50만원을 초과한 나머지 금액 지원, 2년마다 5대암(위,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과 성인병질환에 대한 예방 검진을 실시” 등 건강보험과 연계한 의료지원 방안을 밝힌 바 있다.
 
본사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 중이라는 월정사 역시 김과장의 제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월정사 박재현 종무실장은 “기본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을 하고 건강보험이 부담 못하는 부분은 교구 승려복지금에서 충당하는 방안과 간병인 자원봉사자를 양성해서 상시 연계 구축하는 시스템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몇 해 전 교구 본사와 종단을 통틀어 첫 승려의료지원 시스템을 마련했던 해인사의 모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인사는 출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미스님과 60세 이상 노스님, 소임을 맡지 않은 스님들 건강비를 전액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했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정기 검진제도다. 많은 스님들이 정기 검진을 소홀히 하다 병을 키우고 있다. 특히 거주가 일정하지 않은 선원스님들이나 마땅한 사찰이 없는 비구니 스님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조계종과 달리 다른 종교단체는 성직자 건강 문제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원불교는 공익부 소속 후생사업회, 천주교는 공제회, 기독교는 연금재단 등에서 노후와 의료를 책임진다. 이들은 2년마다 종합검진을 실시하여 질병 예방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치료와 요양이 필요할 경우 자비부담 없이 전액 지원하여 충분히 요양을 마칠 수 있게 의료복지 혜택을 주고 있다.
 
             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불교신문 2511호/ 3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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