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대승불교세미나, 11월 15일 열려   2012-11-19 (월) 15:11
선원수좌복…   3,403



<불교포커스 기사 2012년 11월 15일 (목) 15:01:34 여수령 기자 webmaster@budgate.net>
 
 
“조계종은 ‘선종’이라는 협소한 자기정체성을 확장해 한국불교사의 제종(諸宗)과 오늘날 한국불교인들의 다양한 관심을 포섭할 수 있어야 한다.”
 
조성택 교수(고려대 철학과)가 조계종이 ‘선종’이라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자기정체성을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이 15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제2회 대승불교세미나 ‘대승불교, 어떻게 가르치고 실천할 것인가’에 발제자로 참석해 이 같이 주장했다.
 
"‘선종’ 배타성 여전히 유효”
 

조성택 교수는 “역사적 전개과정에서 선종은 여타의 대승전통과 구별되는 매우 배타적이며 독점적인 자기정체성을 형성해왔고, 그러한 배타성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조계종은 ‘선종’이라는 협소한 자기정체성을 확장해 한국불교사의 제종(諸宗)과 오늘날 한국불교인들의 다양한 관심을 포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한국불교에서 보이는 ‘깨달음 지상주의’의 폐해도 지적했다. 조성택 교수는 “깨달음만을 수행의 목적으로 둘 때 수행은 일상적 실천과 유리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특히 스님보다 재가불자들에게 더 심각한 폐해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불자들이 ‘깨닫지 못한 내가 뭘 할 수 있겠느냐’는 낮은 자존감을 보이며, 이러한 태도는 수행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전락하게 하고 결국 스님들과의 ‘불통’을 낳는다는 것이다.
 
초기불교에 대한 지나친 관심에도 우려를 표했다. 조성택 교수는 “팔리어 경전에 기초한 ‘초기불교’가 부처님 말씀의 ‘표준’이며 ‘부처님 원음을 알려주는 기준’이라고 하는 것은 역사적 문헌학적 관점에서 볼 때 정확한 언명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근본불교 혹은 오리지날 불교는 특정경전으로 환원되거나 고정된 체계로 재구성될 수 없다”고 말했다.
 
불교교육과 관련해서는 “‘종교적 감성’이 부재한 가운데 불교를 교리 중심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교리의 이해는 중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지식으로 불교를 이해하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흥선스님 "해체에 가까운 자기혁신 통해 정체성 확립해야"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불교 역할론’을 제시했다. 조성택 교수는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불교는 문명비판의 교사이자 화쟁정신의 실천, 시민보살의 양성, 환경과 전생명적 연대의 실천, 수행의 일상성과 감성의 복권이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스님과 불자들이 근대문명의 폐해를 극복하는 실천가이자 이웃을 위한 교사가 되어야 하며, 현대사회의 갈등과 분쟁을 화쟁정신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치적 각성과 비판 정신을 갖춘 시민보살을 양성하고, 환경과 생태적 위기에 대한 불교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출재가의 종교적 감성을 일깨우고 그 감성이 자비의 마음으로 전환될 수 있는 교육과 수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흥선스님은 “조계종이 대승으로 확장되고 연장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혹은 그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있다”며 “지금의 조계종은 자기정체성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고, 해체에 가까운 자기혁신을 통해 새롭게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적 과제”라고 짚었다.
조성택 교수가 ‘깨달음 지상주의’ 등 네 가지 문제를 지적한데 대해선 “거의 대부분의 수행자가 ‘깨달음’이라는 그늘 아래서 깨달음과는 전혀 무관하게 안일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의구심이 있다. 발제자가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문제라는 의식조차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조계종단의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기본교육기관 일원화 절실…법계제도 적절한가”
 
앞서 교육원 교육부장을 역임한 퇴휴스님은 ‘대승불교와 오늘의 승가교육’이라는 발제에서 승가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보완 방안을 제시했다.
퇴휴스님은 먼저 “종단은 승단 구성원들에게 율장을 가르쳐 승단의 화합과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대승사상을 통해 구성원들을 가르쳐 그들로 하여금 이타행을 실천하도록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승가교육은 스님들로 하여금 일치된 정체성을 만들도록 의도되어야 함에도 종단은 승가대학, 중앙승가대와 동국대, 기본선원이라는 이질적인 세 기관을 통해 기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조계종 기본교육기관의 일원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학년별 필수과목의 배치가 체계적이고 일관적이지 않다는 점, 기본교육기관 교과목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전문적이라는 점, 한문불전강독을 위해 한문과 중국어의 체계적 습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 학인과 전문교원 등 충분한 물적 토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승가고시와 법계제도의 문제점도 거론했다. 법랍, 법계가 아닌 능력을 중심으로 종단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퇴휴스님은 “승가고시와 법계제도는 법랍과 소정 교육에 기반을 둔 비민주적인 정치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있다. 봉건적이고 수직적인 제도를 통해 유능한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비구계 수지 이후의 승려를 획일적인 승가고시와 법계 체제 속에 가두는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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